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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7일 수요일

장원삼, 채태인, 맷 켐프 그리고 트레이드설

(사진 출처 : OSEN)

어제 오전(2월 16일) 삼성 라이온즈가 주축 투수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았다는 보도가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를 뜨겁게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단지 트레이드설이라면서 일축했지만 몇 시간 뒤 오전에 언급된 투수와 베테랑 내야수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 출처 : 스포츠서울)

최근 부진한 뜬공 투수와 클러치 능력이 있고 내야 수비가 가능한 타자. 이 두 선수는 필자가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채태인과 장원삼으로 예상된다.

기사 아래 댓글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페이롤을 줄이기 위한 제일기획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는 말부터 선수의 사기를 꺾는 멍청한 짓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두 의견 모두 터무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필자는 오전에 이 기사를 접하면서 지난 해 이맘때쯤 트레이드설에 휘말리다가 샌디에고로 이적한 맷 켐프(Matt Kemp)가 떠올랐다. 맷 켐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그는 2003년 LA다저스로 지명된 후 2006년에 빅리그에 데뷔한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09년과 2011년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했고 2011년엔 40-40클럽에 홈런 하나 모자란 기록을 세우며 내셔널리그 MVP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2011년 NL MVP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디비전 시리즈로 이끈 약 먹은 라이언 브론)

하지만 2011년 이후 켐프는 부상에 시달리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류현진이 빅리그에 데뷔한 2013 시즌엔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날렸다. 2014 시즌에도 전반기 (.269 .330 .430 8홈런)에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다가 후반기 (.309 .365 .606 17홈런)에 대반전을 이뤄내며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진출 1등 공신이 되었다.

(사진 출처 : 베이스볼젠)

그 후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진다. 켐프가 트레이드 된 것이다. 그는 2014 시즌이 끝난 후 다저스의 새로운 보드진으로 영입된 앤드류 프리드먼의 주도하에 샌디에고의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트레이드 된다. 그 당시 켐프의 트레이드는 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고 이제 막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저스의 외야진은 고액 연봉자(안드레 이디어, 칼 크로포드, 맷 켐프)로 가득했고 정리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중 가치가 급상승한 맷 켐프를 정리한 것이다. 다저스 보드진은 트레이드 전 켐프의 트레이드설을 언론에 흘려보냈고 켐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부득이하게 다저스 개혁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켐프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프로답게 펫코 파크에서 새 시즌을 시작했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언론 대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메이저리그처럼 실명을 거론하진 않지만 트레이드설을 흘려보낸다는 점은 작년 켐프가 트레이드 되던 과정과 비슷해보인다. 굳이 좋게 말하자면 삼성의 언론 플레이는 메이저리그를 벤치마킹했다고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조선일보)

그런데 언론플레이를 하는 무대가 MLB가 아닌 KBO라는 점을 삼성 라이온즈는 간과했다. 단적으로 MLB 구단은 나머지 29개 구단과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삼각 트레이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KBO 구단은 고작 9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삼각 트레이드는 리그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이다. 또 한 가지, 메이저리그에서는 트레이드 실행이 일상적이다. 매년 시즌이 끝나면 12월쯤에 윈터미팅이 열리고 각 구단의 단장들 간에 활발한 트레이드 논의가 펼쳐진다. 그래서 2014년 당시 신시내티 레즈 같은 스몰 마켓이 FA를 앞둔 쟈니 쿠에토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을 거란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언론에서 실명을 거론한 트레이드설을 보도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빅 네임과 유망주 여러 명을 트레이드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트레이드의 경우의 수도 다양하다. 물론 맷 켐프 트레이드는 예상치 못한 경우이긴 했다. (심지어 같은 지구)

메이저리그에선 다른 리그에 속한다면 서로 마주치기 힘들다. 2013 시즌 LA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약 6년 만에 맞붙기도 했다. 그리고 같은 리그에 속해있다고 해도 다른 지구에 속한다면 시즌 중에 홈 3~4연전, 원정 3~4연전 정도 밖에 경기를 갖지 못한다. 설사 트레이드를 한다고 해도 대부분 다른 지구 팀과 협상을 하기 때문에 KBO리그에 비하면 부메랑에 맞을 확률은 낮은 편이다. 


반대로 KBO는 단일리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팀을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다. 트레이드된 선수가 친정팀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장성우처럼 트레이드 된 선수가 소속팀에 비수를 꽂기도 하지만) 그러니 구단은 트레이드를 망설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KBO 각 구단에게 트레이드는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다. 오늘 트레이드설 보도를 두고 삼성이 패를 들켰기 때문에 트레이드 추진이 쉽지 않을 거란 말들이 오고가는 이유는 이런 맥락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각 구단 간의 트레이드 논의가 조심스럽게 이뤄질 수 밖에 없다.

 
(믿을 건 이승엽 뿐... 사진 출처 : 뉴스웨이)


반란이 성공하면 개혁이 되고 혁명이 되지만 실패하게 되면 쿠데타가 된다. 그래서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에 트레이드에 대한 새로운 트렌트를 제시할 것인지 아니면 팀 케미스트리와 해당 선수의 사기만 떨어뜨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래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2016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필자는 삼성 라이온즈의 이런 의사결정이 머릿 속으로 이해는 되지만 아직까진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적응이 안된다.

2016년 2월 11일 목요일

[KBO] 로저스도 사람이다

(사진 출처 : 일간스포츠)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목표는 우승이다. 이를 위해 한화가 이번 FA 시장에서 쏟아부은 돈만 191억원이다. 그리고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했고 지난해까지 빅리거였던 윌슨 로사리오를 타자 용병으로 영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에스밀 로저스다. 로저스는 지난해 8월 쉐인 유먼의 대체자로 들어왔다. 그리고 선발투수로 10경기 출전해 6승 2패 era 2.97를 기록했다. 한화 팬들이 로저스에 열광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괴물 같은 이닝 소화능력 때문이다. 로저스는 한국 데뷔 첫 경기에서 완투승(vs LG)을 거두었다. 그 다음 경기는 완봉승을 했다. 로저스는 선발투수로 출전한 10경기 중 4경기를 완투했다. 그리고 그 완투 중 완봉승이 세 차례였다. 

빛이 있으면 어두움도 존재하는 법. 괴물같았던 8월과는 달리 9월의 페이스는 특급 에이스라고 보기 어려웠다. 8, 9월 모두 3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기록을 뜯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8월 방어율 1.79, 피안타율 0.149, WHIP 0.79 삼진 41
9월 방어율 4.33, 피안타율 0.307, WHIP 1.42 삼진 19

9월 기록이 급격히 나빠진 원인은 구위 하락이다. 그리고 구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투구 수다.
지난 시즌 로저스가 기록한 총 투구 수는 1125개다. 한 경기 평균 110개를 던진 셈이다. 그리고 5경기 연속으로 120구 이상 던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5경기 연속으로 공 120개를 던진 대가는 처참했다. KBO 데뷔 이래 처음으로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강판당한 것이다. 이날(9/18 NC전) 로저스는 3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으며 6실점하고 강판당했다. 3이닝 동안 기록한 탈삼진은 고작 1개 뿐이었다. 로저스의 지난 시즌 투구 수는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이 팀을 운영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로저스가 미국 무대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시즌은 많지 않다. 2007년 117.2이닝, 2008년 143.2이닝, 2013년 137.2이닝 뿐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기록한 67.2이닝을 합치면 143.1이닝이다. 그리고 그의 커리어에서 150이닝 이상 기록한 시즌은 없었다. 로저스의 구위는 검증되었지만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사진 출처 : 스포츠 동아)

이런 로저스에게 한화가 바라는 것은 20승 200이닝 그 이상일 것이다. 로저스가 전반기엔 지난 시즌 보여줬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그 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올 시즌도 로저스를 제외한 한화의 나머지 선발진은 물음표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엔 로저스도 탈보트처럼 3일 휴식 후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좀 전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충분한 휴식과 투구 수 조절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로저스도 지극히 평범한 투수가 될 수 있다. 4~6월에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순위싸움이 치열해질 8~9월에 힘이 빠져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포스트시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상대 팀도 로저스를 집중 분석해서 대응할 것이 뻔하다. 로저스는 올해 더 어려운 승부를 하게 될 것이다.

로저스의 투구 수 관리 여부는 나머지 선발진과 불펜 투수들에 달려있다. 지난 시즌 로저스가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내려가지 않고 끝까지 던진 이유는 한화 불펜진이 못 미더웠기 때문이다. 7회 혹은 8회 힘이 빠진 로저스를 그대로 끌고 갈건지 교체할건지 결정해야 하는데 불펜 투수들이 이미 힘이 빠질때로 빠져버린 상태라 로저스로 밀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올 시즌을 앞두고 정우람을 영입해 두터워진 불펜진이 믿음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새로 영입될 외국인 투수가 2선발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는지도 로저스의 투구수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태양이 재활을 마치고 위력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송은범 배영수가 5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로저스가 100구 정도에 6이닝을 막고 그 이후 7~9회를 불펜진이 잘 막아준다면 로저스는 시즌 막바지까지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일 수 있다.


한화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나갈 것도 계산해야 한다. 그러기에 로저스를 조심히 다뤄야 한다. 로저스는 수명이 다하면 버릴 건전지가 아니다. 로저스도 사람이다. 

자료 출처

2016년 2월 10일 수요일

주루의 요령

야구에서 공격의 핵심은 타격이다. 그러나 잘 쳤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잘 친 만큼 잘 달려야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잘 달리기 위한 요령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진 출처 : sportsonearth.com)

1. '주자'란 다음 베이스를 빼앗는 사람이다


야구는 하나하나의 베이스를 착실히 차지하고 홈플레이트를 밟았을 때 점수를 얻는다. 누상에 나가 있는 주자는 어떻게든 한 베이스라도 더 얻으려는 의욕을 보여야 한다. 육상 경기와 마찬가지로 '뛰는 곳에 영광이 있다.'


2. 베이스는 왼발로 밟아라


왼발로 베이스의 안쪽을 밟고 힘차게 턴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때 오른팔은 크게 흔들고 왼팔은 작게 흔들어 원심력을 작게 한다. 이것은 주루의 방향에 따라 효과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이다.


3. 타구를 보면서 뛰지 마라

장타성 타구 또는 외야 플라이의 경우라도 타구를 본 후에 스타트를 해서는 안된다. 비록 평범한 플라이라도 야수의 실수로 안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초라도 빨리 밟겠다는 각오로 스타트를 해야 한다. 


4. 주루는 머리로 하는 것이다.

누상에 진루하게 되면 반드시 수비수들의 위치를 확인해 두어야 한다. 어느 방향으로 어떤 볼이 날아갔을 때 주루하기가 용이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발이 빠르지 못한 선수는 특히 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주루 판단에 유리하다.


5. 어떤 타구라도 전력 질주하라

(사진 출처 : OSEN)

주자는 달리는 사람이며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야만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주자가 힘껏 달리지 않아 세이프 되지 않았다면 팀 전체의 성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전력질주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마음 가짐의 문제이다.


6. 스타트는 두뇌와 눈에 달렸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타자의 안타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주자에게 달렸다. 2루 주자는 단타라도 득점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0.1초라도 빨리 홈에 들어와야 한다. 스타트는 몸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상태에서 시도하는 것이 좋다.


7. 리드할 때는 몸의 중심을 잡아라

 
(사진 출처 : KBO)

투수는 리드하고 있는 주자의 어느 족 발에 무게 중심이 있는가를 본다. 오른발에 무게 중심이 실려있으면 주자가 뛸 것으로 판단하여 견제구를 던진다. 그러므로 리드할 때는 몸 중앙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이 좋다. 스타트를 끊을 때나 베이스에 귀루할 때나 모두 재빠르게 동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8. 리드는 자기 키의 2배 정도까지가 좋다

리드를 잘하는 주자는 투수의 시선을 빼앗아 타자를 유리하게 만든다. 리드 폭이 길면 다음 베이스까지의 거리가 짧아져 도루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투수가 견제구를 던질 경우 귀루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사인에 의해 리드 폭을 조정해야 한다.


9. 벤치의 사인은 반드시 누상에서 보라

벤치의 사인은 타자와 주자가 함께 봐야 한다. 한 번의 사인으로 두 사람이 동시에 확인하여 공격의 호흡을 잘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상태에서 벤치의 사인을 보게 되면 자칫 상대팀의 견제구로 인해 아웃 당할수도 있다.


10. 무사나 1사일 경우 라이너성 타구에는 뛰지 마라

 라이너성 타구를 안타로 오인하여 진루를 시도하면 자칫 더블플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주자는 라이너성 타구가 잡히는지 수비수를 넘길 것인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판단력은 수많은 연습과 훈련에 의해 길러진다.


11. 견제구가 위협적일 때는 손으로 베이스를 터치하라

(사진 출처 : 일간스포츠)

발보다는 손이 빠르므로 오른손으로 베이스를 터치하는 것이 좋다. 심판은 간발의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 판정을 내린다. 이때 미묘한 선입관이 작용하여 발보다는 손이 더 빨리 베이스에 닿았다고 판단하게 된다.


12. 투수의 투구폼과 견제폼의 차이를 파악하라

(사진 출처 : tagsecond.com)

투수마다 견제폼과 투구폼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어깨의 움직임이나 오른발의 각도에 따라 견제구와 투구를 던질 때가 구분되가도 한다. 단, 이러한 차이를 간파했다는 것을 상대팀에게 들켜서는 안된다. 


13. 상대팀의 수비력을 간파하라

(사진 출처 : newsen)

비록 범타라도 수비가 서툰 야수 족으로 타구가 날아간다면 상대팀의 실책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따라서 포지션별 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해 두면 주자가 유리해질 수 있다. 어깨의 강약, 송구 및 포구의 정확성, 주력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해둔다.


14. 아웃카운트, 점수차, 이닝 수를 기억하라

주루플레이를 구사하는데 있어 1아웃 상황과 2아웃 상황은 전혀 다를 수 있다. 1아웃 상황에서 평범한 플라이에 주자가 전력질주를 한다면 더블플레이를 당할 위험이 크다. 또한 2아웃 상황의 플라이볼에서 주자가 뛰지 않으면 상대편의 에러가 발생하여 기회가 생겨도 점수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과감하게 달려야 할 상황과 그러지 말아야 할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


15. 타자를 도와주는 주자가 되라

주자가 리드를 많이 잡으면 투수는 타자와 주자 모두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주자의 플레이는 투수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타자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피치아웃을 이끌어낼 경우 타자의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고 안타를 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16. 우익수 쪽의 장타성 타구는 3루 코치의 지시를 따르라

주자는 전력질주를 하면서 뒤를 돌아볼 수 없다. 따라서 우익수 쪽의 타구는 3루 코치가 판단하여 주자에게 지시해야 한다. 주자는 타구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3루 코치의 판단에 의해 주루를 결정한다.


17. 슬라이딩의 기술. 3가지는 기본!!

슬라이딩에는 한 가지 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손부터 들어가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발부터 들어가는 피트 퍼스트 슬라이딩, 벤트 래그, 훅 슬라이딩 등 다양한 종류의 기술들이 있다. 그 중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베이스에 가장 빨리 닿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18. 슬라이딩은 과감하게!!

(사진 출처 : 뉴시스)

좋은 슬라이딩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또한 머뭇거리며 슬라이딩을 하다간 자칫 잘못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한 번 슬라이딩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기본을 지키면서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


19. 특명! 병살을 막아라
(사진 출처 : reddit.com)

주자가 상대 수비수에게 부상을 입혀서는 안 된다. 하지만 상대 내야수의 송구를 흐트러뜨릴 필요는 있다. 특히 1루 주자는 2루에서 세이프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유격수 혹은 2루수가 1루로 송구하는 동작을 방해하도록 해야 한다. 


20. 도루할 때는 머리를 쓰라

(사진 출처 : getty images)

도루는 안타 한 개와 맞먹는 가치를 지닌다. 이론적으로는 발이 공보다 빠를 수는 없다. 따라서 투수의 동작을 파악하고 상대 수비수의 허점을 노리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 출처 : 네이버 스포츠 (2008)

2016년 2월 8일 월요일

[KBO] 정의윤, 박병호와 평행이론?


올 시즌 삼성 외 9개 구단 선수 중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정의윤이다. LG 시절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다가 시즌 중 문학구장으로 둥지를 옮기고 나서 드디어 포텐이 터졌기 때문이다.

정의윤은 2005년 데뷔 이래 LG에서 733경기에 출전하면서 0.261, 521안타, 31홈런, 233타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LG 팬들의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2013년엔 데뷔 첫 세자리 수 안타를 기록하며 LG 팬들을 설레게 했지만 2014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미끄러졌다. 그리고 그 부진은 2015년에도 이어졌고 이적 전까지 LG 트윈스에서 32경기 타율 0.258 17안타 7타점을 기록했다.


많은 팬들은 정의윤이 SK로 이적하던 날 박병호를 떠올렸다. 박병호가 넥센으로 이적하면서 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박병호와 비슷한 포텐셜을 가진 정의윤도 그럴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홈구장 때문이다. 목동구장 만큼은 아니지만 인천 SK행복드림구장(구 문학구장)도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타 구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펜스까지 거리가 짧고 펜스가 낮기 때문이다. 잠실구장에서 뛰던 타자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나 목동구장에서 뛸 경우 '이 정도면 넘길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혹시나 정의윤도 탈쥐효과?'라고 팬들의 막연한 예상은 결국 현실화 되었다. 이적 후 곧바로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정의윤은 8월에 타율 0.269, 홈런 4개, 1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낮은 것이 아쉬웠지만 가공할만한 타점 생산능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9월에 본격적으로 파괴력이 드러났다. 9월 한 달간 9홈런, 24타점을 기록했고 타율은 무려 0.422였다. 7~8월에 중하위권에 머물던 SK가 반등할 수 있었던 원인은 정의윤의 각성에 있었다.

정의윤은 타율 0.320, 14홈런, 83안타, 51타점을 기록하며 2015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SK와이번스로 이적한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타율, 출루율, 장타율은 0.342, 0.419, 0.617였다. (OPS 1.036) 그리고 지난 시즌 14홈런은 모두 SK 이적 후 기록했다. 이 기록이 의미있는 이유는 정의윤이 지난 시즌 데뷔 후 첫 두 자리수 홈런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정의윤의 지난 시즌 기록이 가치있는 이유는 팀이 필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정의윤의 득점권 기록은 타율 0.351(74타수 26안타), 7홈런, 44타점이었다. 그리고 7회 3점차 이내 상황에서도 타율 0.333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석 상황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 인덱스(LEV)를 보더라도 정의윤의 위력이 드러난다. LEV가 높을수록 타석의 중요도가 높은데 정의윤은 LEV가 높을수록 타석에서의 집중력을 드러낸다.

Low LEV(<=0.7)   0.286 (119타수 34안타) 7홈런 21타점
Medium LEV       0.365 (96타수 35안타) 6홈런 16타점
High LEV (>=1.6) 0.318 (44타수 14안타) 1홈런 17타점

High+ LEV (>3.0) 0.600 (5타수 3안타) 4타점


올 시즌 정의윤을 기대할 수 있는 트레이드 후 그가 SK의 해결사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그리고 타석에서의 자신감이 생긴 것은 정의윤에게 가장 큰 수확이다. 이는 2011년 박병호가 트레이드 이후 바뀐 모습과 흡사하다.

다만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적이 드물기 때문에 체력과 부상관리가 중요하다. 그리고 지난 시즌과 달리 이젠 상대 팀의 집요한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정의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성적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정의윤은 앞서 말한 체력, 부상관리, 상대 팀의 견제를 잘 이겨낸다면 충분히 3할 30홈런 100타점 그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 상황별 타격 지표가 좋고 컨택과 파워가 리그 상위권이기 때문이다. 4번에 배치될 경우 최정과 함께 공격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노망주 꼬리표를 떼어낸 정의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016년 2월 6일 토요일

[KBO] 이젠 믿고 보는 이지영

지난 해 진갑용이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하고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했다. 진갑용이 은퇴를 선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지영의 성장 때문이었다. 2012년 1군 데뷔 후 부침을 겪은 이지영은 지난 시즌 수비와 타격 부분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팬들은 이지영에게 버스터 포지영, 베이스볼 더 리지영이란 별명을 지어주며 이지영을 점점 신뢰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이지영 덕분에 삼성 선발 5명이 10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이지영은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도루 저지 능력이 좋아졌는데, 이지영의 도루저지율은 0.395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도루 저지율이 3할에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일취월장한 것이다. 이전부터 강한 송구능력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래서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12kg를 감량하고 도루 저지시 스탭을 교정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고 시즌에 돌입하면서 훈련의 성과를 볼 수 있었다.
 
도루저지율 0.397 (리그 1위)
타 팀 작전 간파에 능함.

이지영 연도별 도루 저지율

2012 0.216 (8/37)
2013 0.239 (21/88)
2014 0.291 (23/79)
2015 0.395 (29/73)


도루저지율 같은 눈에 보이는 기록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력도 성장했다. 특히 포수의 볼배합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자살(PO)이 매년 증가했다.

지난 4년 간 수비율

2012 0.982
2013 0.990
2014 0.991
2015 0.992

지난 3년 간 자살(PO)

2013 680
2014 634
2015 803

지난 3년 간 보살

2013 38
2014 41
2015 58


비록 규정타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타율은 0.305이었고 55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결승타는 5개였다. 지난 3년간 이지영의 타율은 증가했다.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타율

2013 0.239
2014 0.278
2015 0.305

이지영의 타율이 증가한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우선 BABIP을 확인했다. 인플레이가 된 타구 중 안타가 될 확률을 나타내는 BABIP의 경우 이지영의 난 3년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BABIP은 라인드라이브와 강한 땅볼타구가 증가하면 높아지는 수치이다. 이지영의 BABIP이 높아졌다는 것은 타구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밀어치기 일변도였던 타격 패턴에 점진적인 변화를 준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BABIP

2013 0.276
2014 0.303
2015 0.327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땅볼/플라이볼 비율 

2013 GO/ AO 1.65, (104/63)
2014 GO/ AO 1.30, (92/71)
2015 GO/ AO 1.55, (136/88) 


이지영은 득점권에서 0.355의 타율을 기록했다. 필자는 지난 시즌 이지영이 승부처에 타석에 들어선 적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그래서 필자가 궁금해서 찾아본 기록이 있다. 그건 8회 타격 지표다. 필자의 기억엔 이지영이 경기 후반에 출루를 하고 대주자로 교체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록을 찾아본 결과 이지영의 8회 타율은 .417(20/48), 타점은 13점이었다. 필자의 기억이 맞았다. 그리고 7회 이후 3점차 이내의 박빙의 상황을 뜻하는 CL&Late(Close and Late)에서의 타율은 0.381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약속의 8회'의 숨은 공신은 이지영이었다.

타석 상황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야구 지표 중에 레버리지 인덱스(LEV)라는 것이 있다. 숫자가 높을 수록 중요도가 높은데 이지영은 LEV 수치가 높아질 수록 타율이 더 높았다. 이지영은 타석에서 집중력이 높은 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Low LEV(<=0.7)   0.243
Medium LEV        0.348
High LEV (>=1.6) 0.397
High+ LEV (>3.0) 0.429


이지영의 기록 중 가장 주목할 기록은 초구 상황에서 기록이다. 이지영이 초구를 사랑한다는 건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지영은 361타석에서 77번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21.3%). 반면에 3볼 상황까지 간 경우는 21번 밖에 없었다. (2015 시즌 볼넷 14)

이지영의 초구 타율은 무려 0.403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기록한 55타점 중 20타점을 초구 상황에서 기록했고 유일하게 기록한 홈런도 초구에서 나왔다. 하지만 초구 상황에서 병살타를 3번 기록한 것은 옥의 티이다. 어쨌거나 투수들은 어설프게 이지영에게 초구를 던졌다가는 공짜로 1루를 허용할 수 있다. 필자는 이지영이 초구 공략으로 체력을 아껴 포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또 하나 재밌는 기록은 풀카운트 상황의 타율이다. 이지영의 풀카운트 타율은 무려 0.533이었다. (15타수 8안타 7타점) 그리고 삼진은 2개 밖에 없었다. 

초구와 풀 카운트, 극과 극의 상황에서 강해지는 이지영이었다.


그 외에도 작전 수행능력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 박해민(23개, 리그 1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희생번트(16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포수 치고는 주력도 괜찮기 때문에 주자인 상황에서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번트 성공률이 좋고 주루 플레이도 쓸만하기 때문에 감독이 믿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올 시즌 변수가 있다면 이지영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슬을 했다는 것이다. 시범경기 전까지는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훈련량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 우려된다. 수비 시 유일하게 쪼그려 앉아서 경기를 하는 만큼 무릎이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올 시즌 이지영의 무릎상태가 경기력에 발목을 잡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지난 해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이지영이 투수진과 수비진의 신뢰를 받는 포수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올 시즌도 지난해와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지영은 열심히 하는 선수에서 잘하는 선수로 거듭났기 때문에 올 시즌도 기대되는 선수이다. 

2016년 2월 3일 수요일

[KBO] NC는 우승 전력이 아니다.

NC는 야구를 할 자격이 없다는 모 구단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NC는 1군 리그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시즌 막판까지 삼성과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많은 야구 전문가와 팬들은 오프시즌 NC의 행보를 통해 우승 전력에 근접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클린업을 담당한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이 99홈런 390타점을 합작했고 지난 시즌 26홈런 116타점을 기록한 박석민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투수진은 또 어떠한가? 해커와 스튜어트가 건재하고 이태양은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임창민과 김진성이 8, 9회를 책임지면서 뒷문도 든든해졌다.

탄탄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NC는 우승 전력이 아니라고 본다. 그 이유는 김경문 감독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승부사 기질이 없다. 그의 감독 커리어에서 올림픽 금메달 이외에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을 복기해보자.5회초 2-1로 앞선 상황에서 선발투수 스튜어트는 김재호와 정수빈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준다.

그리고 무사 2루 타석에는 허경민


이전경기까지 허경민의 포스트시즌 타율은 무려 0.419였다. 허경민은 초구에 우익수 앞 안타를 치며 주자 1,3루 상황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다음 타석에서 민병헌이 7구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만루를 만들고 김현수가 2타점 2루타를 친 후에 스튜어트가 마운드를 내려간다.

이 경기가 무조건 이겨야 하는 5차전임을 감안하면 김경문 감독은 허경민 타석에서 투수를 교체했어야 했다. 다음 투수 이민호가 급하게 몸을 푸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늦은 교체였다. 그리고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면 1~2회부터 투수를 준비시켰어야 했다. 

야구는 결과론이다. 그때 스튜어트가 갑자기 흔들리지 않았더라면 NC는 두산의 공격을 1실점으로 틀어막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지도 모른다. 스튜어트가 무사만루 상황에서 역전 안타를 맞을 때까지도 불펜 투수를 기용하지 못한 말하지 못할 이유가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9회초에 벌어진 상황은 결과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4-6으로 뒤진 9회초 김경문 감독은 투아웃 이후 장민석의 타석에서 우익수였던 나성범을 투수로 기용한다. 지명타자 이호준을 제외하면서 말이다. 9회말 공격이 1번 타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호준이 타선에 들어설 때 끝내기 찬스가 걸릴 수도 있었는데도 말이다. 더군다나 임창민은 연투도 하지 않았고 그날 고작 공 4개만 던진 상태였다. 

시즌 내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임창민을 내리고 나성범을 올린 이유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나성범이 마운드에 오르는 팬 서비스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그런데 대다수의 팬들은 NC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진정한 팬 서비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굳이 나성범을 등판시키겠다면 그건 다음 시즌에 해도 되는 것이었다.


플레이오프 5차전 그 한 경기만으로 김경문 감독을 평가절하할 순 없다. 필자는 야구팬 한 사람으로서 김경문 감독은 멋진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유망주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탁월하고 고참 선수들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특성상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머릿속에 떠올리기도 싫은 끔찍한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현재 NC 다이노스는 야구를 잘하는 팀, 팬들과 소통하는 팀으로 야구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거기에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다면 올 시즌 야구에 대한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경문 감독 본인도 2등 밖에 못해본 감독이란 타이틀은 달갑지 않을 것이다. 

2016년 2월 1일 월요일

[KBO] 김상수. 미워도 다시 한 번만...


김상수는 삼성 팬들에겐 애증의 대상이다. 한 때 소셜미디어 때문에 팬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고 슬럼프에 빠진 시기엔 경기 외적인 부분으로 팬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상수가 없었다면 삼성은 통합 4연패, 리그 5회 연속 우승, 한국시리즈 6회 연속 진출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에서 김상수 없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다. 팀 내에서 김상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김상수는 삼성 내야진의 핵심이다. 유격수로서 김상수의 장점은 넓은 수비 범위와 작전 수행능력에 있다. 

김상수는 상대 주자 압박에 능숙하다. 주자가 2루 혹은 1,2루 상황에서 2루 주자를 묶어두어 주자가 한 베이스 더 진루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특히 무사 1,2루 상황에서 상대 공격이 번트 시도를 할 때 2루 주자의 스킵 동작을 길게 가져가지 못하도록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싸움에 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비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2,3루수가 한꺼번에 바뀐 상황에서 올 시즌 새로운 야수진과 얼마나 시너지를 내는지가 관전포인트다.

김상수의 수비 범위도 삼성의 내야진을 강화하는 요소이다. 수준급 풋워크와 글러브 핸들링 덕분에 불규칙 바운드를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3-유간으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데 능하다. 이런 수비 장면은 득점권 상황에서 상대팀 주자가 홈을 노리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유격수 치고는 어깨가 강하지 않고 송구가 불안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송구 관련 에러를 분석해보면 3-유간 빠지는 타구를 잡고 무리하게 송구를 시도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홈 구장이 천연잔디라는 점은 김상수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부상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조잔디에 비해 천연잔디 구장은 불규칙 바운드 빈도가 높고 타구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경기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시즌 개막 전 김상수를 비롯한 내야진에겐 충분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팀이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김상수의 공격력을 찬찬히 뜯어보자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은 다소 아쉽다. 데뷔 이래 단 한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한 적도 없고, 출루율이 4할을 넘은 적도 없다. 포지션 특성상 공격보단 수비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다. 김상수는 2013년에 데뷔 첫 3할을 달성할 뻔 했으나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었다. (한국시리즈 주전 유격수는 정병곤) 삼진에 비해 볼넷이 적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김상수 최근 5년간 타율, 출루율 (출처 : KBO)

2011 0.278, 0.362
2012 0.274, 0.345
2013 0.298, 0.354
2014 0.288, 0.354
2015 0.287, 0.345

하지만 손목을 활용한 타격에 능하고 발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김상수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특유의 경쾌하고 가벼운 스윙이 나오는데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손목 활용이 좋기 때문에 몸쪽 공에 대처하는 능력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9번 타자에게 중요한 번트 성공률이 떨어진 것은 아쉽다. 


상황별로 분석을 해보면, 김상수의 득점권 타율은 0.287, 주자 1루시 타율은 0.301, 주자 2루시 타율은 0.243이다. 득점권 타율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주자 2루 시 타율이 낮은 점은 아쉽다. 김상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주자 2루인 상황은 주로 7번타자가 출루하고 8번타자 이지영이 번트를 성공시킨 경우다. 한 점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타율이 좋지 않다는 것은 감독이 대타 기용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주자 1루시 타율이 좋다는 점은 경기 후반 대주자를 기용하여 런앤히트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데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지지난 시즌 53개를 기록했던 도루는 지난 시즌 26개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체력 부담이 심한 포지션 특성상 코치진이 도루를 자제시킨 것으로 보인다. 


경기 중에 나오는 호수비는 상대편에게 간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올 수 있게 한다. 시즌 말미에 터진 대형 스캔들, 선수들의 이적으로 어수선한 삼성 라이온즈에게 필요한 건 김상수의 호수비일 수 있다. 새로 이사가는 구장에서도 단단한 수비를 선보일 수 있을지 김상수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2016년 1월 27일 수요일

[KBO] 장원삼. 짝수 해인 올해는?


장원삼은 올 시즌을 벼르고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우여곡절 끝에 선발 10승을 달성하긴 했지만, 시즌 내내 상대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는 짝수 해다. 선수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숫자는 장원삼이 짝수 해에 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2014년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 1/3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틀어막고 삼성의 통합 4연패를 기록하는데 일조했다. 

짝수해

2010년 13승 5패 era 3.46 151이닝         탈삼진 115 피홈런 13
2012년 17승 6패 era 3.55 157이닝         탈삼진 127 피홈런   9(커리어 최소)
2014년 11승 5패 era 4.11 129 1/3 이닝 탈삼진  63  피홈런 16

홀수해

2011년   8승   8패  era 4.15 115이닝        탈삼진   68 피홈런 13 
2013년 13승 10패  era 4.38 154이닝        탈삼진 104 피홈런 21 (1세이브)
2015년 10승   9패  era 5.80 136 2/3이닝 탈삼진 107 피홈런 29(커리어 최다)


장원삼은 주로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진다. 포심 패스트볼은 최고 145km까지 던지고 평균 구속은 138~142km를 기록한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우타자 몸쪽 코스를 잘 공략하는데 소위 긁히는 날에는 상대팀 타자가 알고도 당하게 된다. 주로 아웃카운트를 뜬공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구위가 좋지 않은 날은 배팅볼 투수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좌투수 임에도 평균적으로 좌타자 피안타율이 우타자보다 더 높다. 

최근 7년 간 좌/우타자 피안타율

2010 좌 0.200 우 0.262
2011 좌 0.371 우 0.268
2012 좌 0.273 우 0.229
2013 좌 0.293 우 0.270
2014 좌 0.254 우 0.320
2015 좌 0.297 우 0.274


올 시즌 성적을 결정지을 결정적 변수

2016 시즌 장원삼의 성적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는 삼성라이온즈 파크(신축구장)이다. 삼성라이온즈 파크는 중앙 122.5m 좌우 99.5m, 펜스 높이 3.2m로 시민운동장 규모(중앙 120m, 좌우 99m, 펜스 3.1m)로 비슷하지만 외야 구조가 팔각형으로 되어 있어 좌우중간이 짧아졌다. 외야 파울존도 좁아서 전보다 타자에게 더 유리해졌다. 지난 시즌 피홈런 1위 장원삼에겐 달갑지 않은 구장 구조이다. 

장원삼은 플라이 아웃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외야 파울 존이 좁아지면서 아웃카운트를 잡기 불리해졌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장원삼이 삼성 라이온스파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완급조절과 제구를 통한 영리한 피칭을 해야한다.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은 아니기 때문에... 

최근 6년 간 땅볼, 뜬공 비율
* GO : 땅볼 아웃, AO : 플라이 아웃

2010 GO 126 AO 192 GO/AO 0.66
2011 GO   91 AO 162 GO/AO 0.56
2012 GO 136 AO 191 GO/AO 0.71
2013 GO 139 AO 190 GO/AO 0.73
2014 GO 140 AO 162 GO/AO 0.86
2015 GO 114 AO 168 GO/AO 0.68


장원삼은 새로운 FA 자격 취득까지 앞으로 2년 남았다. 남은 2년은 장원삼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장원삼이 피홈런 공포를 극복하고 '역시 짝수 해'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을까? 마운드가 헐거워진 삼성에겐 어느 때보다 올 한해 짝수 해 장원삼의 활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