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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28일 일요일

[KBO] 박해민이 주전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

 
(사진 출처 : 나무위키)

올 시즌을 앞두고 박해민은 변화를 시도했다. 타격폼을 수정한 것이다. 박해민이 타격폼을 수정하게 된 계기는 불리한 볼카운트를 잘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좌투수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고 늘어난 삼진 수를 올시즌엔 줄이기 위한 변화였다. 얼마 전 박해민은 인터뷰를 통해서 본인 스스로 2S 이후에 유인구에 헛스윙을 하는 등 고전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기록상으로도 이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유리한 볼카운트와 불리한 볼카운트의 타율 편차가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불리한 볼카운트를 맞이하는 횟수가 적지 않았고 삼진 갯수가 늘어나고 걸어나가는 확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때문에 타격폼 수정을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 2015 시즌 박해민 볼카운트(B-S) 별 타율 (출처 : KBO 자료실)

0-0 0.440 (40/91)
1-0 0.606 (20/33)
2-0 0.417 (5/12)

0-1 0.364 (12/33)
1-1 0.395 (17/43)
2-1 0.440 (11/25)
3-1 0.286 (2/7)

0-2 0.143 (6/42)
1-2 0.111 (9/81)
2-2 0.208 (22/106)
3-2 0.192 (10/52)

(사진 출처 : OSEN)


통상적으로 레그킥 동작은 타구의 파워를 실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레그킥을 하면서도 배트 중심(sweet spot)에 맞추는 타격을 한다면 장타를 만들어내는데 용이하다. 반면에 레그킥 동작은 변화구 대처에 약하고 컨택 능력을 떨어뜨리는 단점도 있다. 작년에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강정호의 레그킥을 두고 우려했던 것도 타격의 정확도였다. 레그킥에 의한 파워를 포기하더라도 배트 중심에 맞추면서 배트 스피드를 증가시킨다면 오히려 타구의 질은 이전보다 향상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타격 폼 수정과 관련해서 박해민이 참고할 케이스가 있다. 바로 채태인이다. 채태인은 2013 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타격폼 수정을 단행한다. 이전까지는 킥킹 동작을 통해 장타를 노리는 타격을 했지만, 장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컨택 위주의 타격을 위해 레그킥 동작을 빼버렸다. 당시 채태인에게 타격 관련 조언을 했던 강기웅 코치는 채태인이 레그킥 없이도 충분히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히팅포인트를 좀 더 뒤에 두는 타격을 했다. 왜냐하면 채태인의 배트 스피드는 굉장히 빠른 편이었기 때문이다. 채태인은 2014년에 이효봉 위원과의 인터뷰에서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니 유인구에 덜 속고 좋은 공을 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채태인은 그 해 타율 0.381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한다. 

이번 연습경기 박해민의 타격을 보면서 이전보다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필자는 한화 연습경기를 잠깐 봤다. 좌투수(김범수)를 상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박해민은 당겨쳐서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수정한 타격폼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사진 출처 : 아시아경제)

불리한 볼카운트에 고전하긴 했지만 박해민은 스타 기질이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득점권, 경기 후반 등 중요한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극강의 타격 실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이지영에 가려져 있었지만 박해민도 이지영 못지 않게 초구를 사랑하는 타자였다. 사실 이지영보다 박해민의 초구 타격 횟수가 더 많았다. 그리고 초구 타율도 이지영보다 높다. 

이지영 : 361 타석 중 초구 타격 77회 (타율 : 0.403)
박해민 : 525 타석 중 초구 타격 91회 (타율 : 0.440)

박해민 본인은 올시즌 타석에서 좀 더 인내심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구, 1볼, 2볼 타율이 좋았기 때문에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는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진 출처 : 스포츠투데이)

삼성 경기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상황 중 하나는 무사 1루 박해민 타석에서 희생 번트를 대는 것이다. 특히 경기 후반일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번트를 대서 주자를 2루로 보낸 다음 중심 타선이 해결하게끔 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해민의 상황별 기록을 보면 무사 1루에 번트를 대기엔 아까운 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자 1루 상황에서 박해민의 타율은 무려 0.410이다. 2사전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율은 0.388이다. 박해민이 주자 1루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1루 주자가 상대 투수를 굉장히 피곤하게 했기 때문이다. 주자 1루에서 박해민이 타석에 설 때 1루 주자는 팀 내에서 박해민 다음으로 빠른 김상수, 구자욱이다. 상대 배터리는 타자 뿐만 아니라 1루 주자 김상수, 구자욱도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직구 위주의 볼 배합을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무사 1루에서 번트 대신 적극적인 타격을 시도한다면 무사 13루 상황으로 이끌어 빅이닝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자 없을 때 구자욱의 타율이 0.358였기 때문에 2사 이후라도 구자욱이 살아나간다면 1~2점을 낼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류중일 감독이 이번 시즌은 어느 해보다 감독의 작전 개입이 많을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에 박해민이 번트만 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사진 출처 : 스포티비)

박해민은 7회 이후 3점 이내 상황(CL & Late)에서 타율 0.319을 기록했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56번 나와서 15안타, 8 볼넷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418이었다. 그리고 박해민의 8회 타율은 0.323이다. 7회 이후 3점 이내에 필승 계투조가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팀에게 박해민은 악마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수비와 주루 능력에 가렸지만 클러치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득점권 타율은 0.294, 2사 득점권 타율은 0.292로 수치상으로는 높지 않지만 이 수치만으로 박해민을 평가절하할 수 없다. 왜냐하면 득점권 타율이 상황별 중요도를 100% 반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별 중요도를 나타내는 LEV라는 수치가 있다. LEV가 높을수록 더 중요한 상황인데 박해민은 중요도가 높은 타석일수록 집중력을 더 발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Low LEV        0.256 (71/277)
Medium LEV 0.332 (61/184)
High LEV       0.344 (22/64)
High+ LEV     0.529 (9/17)

(사진 출처 : 중앙일보)


올 시즌을 앞두고 바뀐 타격폼이 박해민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을까? 지난 시즌 박해민의 고민이었던 출루율이 이번 시즌 향상될 수 있을지, 그리고 바뀐 타격폼이 박해민을  올시즌 붙박이 주전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보자.

자료 출처 : http://www.statiz.co.kr/ 

2016년 2월 23일 화요일

[KBO] 신인 투수 최충연에게 바라는 것

(사진 출처 :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 최충연, 2차 1라운드 김승현, 2차 2라운드 이케빈.

삼성은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 명의 걸출한 투수 유망주를 지명했다. 그 중에서 최충연은 팬들의 기대가 가장 큰 선수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선발진에 새로운 얼굴이 없다는 점은 삼성 라이온즈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올 시즌을 기준으로 국내 선발투수 중에 20대 투수는 한 명도 없다. 이번 시즌 새로 영입된 외국인 앨런 웹스터가 유일한 20대 투수이다. (1990년생)

그동안 1군 무대에 새로운 투수가 등장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삼성이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위에서 손해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최근 5~6년간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이 1~2위였기 때문에 드래프트 지명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넥센이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무르면서 한현희와 조상우를 지명한 것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필승조 중 심창민이 유일한 20대 선수이다. 

그리고 2010년 시즌부터 2013년 시즌까지 1차 지명 제도가 없었다. 때문에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 경북지역 고교 선수를 지원할 의지는 꺾일 수 밖에 없었다. 신생팀 창단도 삼성의 유망주 수급에 어려움을 주었다. 

그래서 고교 최대어 최충연을 지명한 것은 삼성에겐 가뭄에 단비였다. 예상치 못하게 지역 유망주인 김승현과 해외파 이케빈을 지명한 것도 횡재였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그러면 본격적으로 최충연에 대한 얘기를 시작해보겠다.
 
최충연의 강점은 신장이다. 최충연의 프로필 상의 키는 189cm다. 그리고 팔과 다리가 모두 길다. 팔 다리의 길이는 투수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팔 다리가 긴 투수는 릴리스 포인트를 더 길게 갖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늘어난 릴리스 포인트는 상대 타자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게 한다.

릴리스 포인트가 왜 중요한지 독자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서아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이겠다. 투수는 같은 구속의 패스트볼을 던지더라도  체감 구속이 빠르지 않다면 타자를 이길 수 없다. 결론은 체감 구속을 늘리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체감 구속을 늘리기 위해서 투수는 투구 시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공의 비행 시간을 줄여야 한다. 즉 릴리스 포인트를 최대한 앞 쪽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투수가 릴리스 포인트를 늘리기 위해서는 투구 시 스트라이드(디딤발 위치)를 늘리거나 긴 팔을 가져야 한다. 그럴수록 공을 좀 더 앞에서 던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투구의 비행 시간이 줄어들어 체감 구속은 증가하게 된다. 

1cm의 릴리스 포인트 전진은 0.16km의 체감 구속 증가를 불러온다. 그러니 팔과 다리가 긴 최충연에게 앞으로 좋은 구위를 기대하는 것은 설레발은 아닌 셈이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최충연이 가진 강점 중 하나는 투수 경력이 짧다는 것이다. 최충연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서야 투수로 경기에 출전했다. 투수 경력이 짧기 때문에 어깨와 팔꿈치 소모가 적은 편이다. 많은 투수들이 고교 시절 혹사를 당해 프로에서 제대로 꽃피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최충연은 부상에 대한 위험은 다른 신인들에 비하면 적은 셈이다.


많은 신인 투수들이 프로에 와서 정교하지 못한 제구력 때문에 고전한다. 거기에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 부족은 피해가는 투구를 하게 만든다. 그런데 투수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수비수가 공을 가진 유일한 스포츠가 야구라는 사실이다. 투수는 축구에서 공격수가 위협적인 슛으로 골문을 노리듯이 타자에게 공격적으로 투구해야 한다. 야구에서 실제로 공격하는 선수는 투수인 것이다. 아직 최충연에게 정교한 제구력까지 바라는 것은 큰 욕심이다. 다만 타자가 누구던지 간에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를 위협하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

최충연이 경기에서 공격적인 투구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조만간 본인의 공이 통한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충연이 본받아야 할 팀 선배가 한 명 있다. 바로 정인욱이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정인욱은 2011년 5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대호에게 3연타석 홈런을 내줬다. 첫 번째 홈런을 맞고 다음 타석에서 주자 없이 이대호와 대결할 때는 승부를 피해갈 법도 했지만 정면 대결을 했고 2구째 슬라이더(126km)를 던지다가 솔로 홈런을 맞았다. 다음 이대호와의 대결에서도 주자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피할 수도 있었지만 또 한 번 정면 승부를 걸다가 솔로 홈런을 또 내주게 되었다. 비록 실투에 의해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정인욱은 이날 경기에서 6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정인욱의 그 다음 선발 등판 상대도 롯데였다. 정인욱은 2011년 6월 8일 대구구장에서 이대호를 만나기 전 당시 삼성의 허삼영 전력분석원에게 몸쪽으로 승부를 걸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이대호와의 첫 대결에서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국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투수가 경기를 하다보면 실투를 던질 수도 있고 홈런을 맞을 때도 있다. 야구 해설자은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진다고 해도 그 공이 모두 안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흔히 말한다. 본인의 공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자신감 있게 던지면 그 공이 스트라이크 존으로 간다고 해도 삼진이나 범타로 타자를 돌려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 OSEN)

최충연 같은 신인에게 베테랑 투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바라는 코칭 스태프와 팬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저 최충연에게 바라는 것은 신인다운 패기 있는 투구 내용이다. 자신감 없이 피해가는 승부를 하다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는 것보다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구를 하다가 안타를 맞는 것이 투수 본인이 느끼고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올 시즌 당장 류현진처럼 잘 던져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필자가 바라는 것은 그게 아니다. 상대 타자가 누구건 간에 마운드 위에서 용감하게 공을 뿌리는 신인 투수를 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최충연이 그런 투수가 되었으면 한다.


2016년 2월 17일 수요일

장원삼, 채태인, 맷 켐프 그리고 트레이드설

(사진 출처 : OSEN)

어제 오전(2월 16일) 삼성 라이온즈가 주축 투수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았다는 보도가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를 뜨겁게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단지 트레이드설이라면서 일축했지만 몇 시간 뒤 오전에 언급된 투수와 베테랑 내야수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 출처 : 스포츠서울)

최근 부진한 뜬공 투수와 클러치 능력이 있고 내야 수비가 가능한 타자. 이 두 선수는 필자가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채태인과 장원삼으로 예상된다.

기사 아래 댓글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페이롤을 줄이기 위한 제일기획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는 말부터 선수의 사기를 꺾는 멍청한 짓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두 의견 모두 터무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필자는 오전에 이 기사를 접하면서 지난 해 이맘때쯤 트레이드설에 휘말리다가 샌디에고로 이적한 맷 켐프(Matt Kemp)가 떠올랐다. 맷 켐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그는 2003년 LA다저스로 지명된 후 2006년에 빅리그에 데뷔한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09년과 2011년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했고 2011년엔 40-40클럽에 홈런 하나 모자란 기록을 세우며 내셔널리그 MVP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2011년 NL MVP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디비전 시리즈로 이끈 약 먹은 라이언 브론)

하지만 2011년 이후 켐프는 부상에 시달리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류현진이 빅리그에 데뷔한 2013 시즌엔 부상으로 시즌 절반을 날렸다. 2014 시즌에도 전반기 (.269 .330 .430 8홈런)에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다가 후반기 (.309 .365 .606 17홈런)에 대반전을 이뤄내며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진출 1등 공신이 되었다.

(사진 출처 : 베이스볼젠)

그 후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진다. 켐프가 트레이드 된 것이다. 그는 2014 시즌이 끝난 후 다저스의 새로운 보드진으로 영입된 앤드류 프리드먼의 주도하에 샌디에고의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트레이드 된다. 그 당시 켐프의 트레이드는 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다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고 이제 막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저스의 외야진은 고액 연봉자(안드레 이디어, 칼 크로포드, 맷 켐프)로 가득했고 정리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중 가치가 급상승한 맷 켐프를 정리한 것이다. 다저스 보드진은 트레이드 전 켐프의 트레이드설을 언론에 흘려보냈고 켐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부득이하게 다저스 개혁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켐프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프로답게 펫코 파크에서 새 시즌을 시작했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언론 대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메이저리그처럼 실명을 거론하진 않지만 트레이드설을 흘려보낸다는 점은 작년 켐프가 트레이드 되던 과정과 비슷해보인다. 굳이 좋게 말하자면 삼성의 언론 플레이는 메이저리그를 벤치마킹했다고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조선일보)

그런데 언론플레이를 하는 무대가 MLB가 아닌 KBO라는 점을 삼성 라이온즈는 간과했다. 단적으로 MLB 구단은 나머지 29개 구단과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삼각 트레이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KBO 구단은 고작 9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삼각 트레이드는 리그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이다. 또 한 가지, 메이저리그에서는 트레이드 실행이 일상적이다. 매년 시즌이 끝나면 12월쯤에 윈터미팅이 열리고 각 구단의 단장들 간에 활발한 트레이드 논의가 펼쳐진다. 그래서 2014년 당시 신시내티 레즈 같은 스몰 마켓이 FA를 앞둔 쟈니 쿠에토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을 거란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언론에서 실명을 거론한 트레이드설을 보도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빅 네임과 유망주 여러 명을 트레이드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트레이드의 경우의 수도 다양하다. 물론 맷 켐프 트레이드는 예상치 못한 경우이긴 했다. (심지어 같은 지구)

메이저리그에선 다른 리그에 속한다면 서로 마주치기 힘들다. 2013 시즌 LA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약 6년 만에 맞붙기도 했다. 그리고 같은 리그에 속해있다고 해도 다른 지구에 속한다면 시즌 중에 홈 3~4연전, 원정 3~4연전 정도 밖에 경기를 갖지 못한다. 설사 트레이드를 한다고 해도 대부분 다른 지구 팀과 협상을 하기 때문에 KBO리그에 비하면 부메랑에 맞을 확률은 낮은 편이다. 


반대로 KBO는 단일리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팀을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다. 트레이드된 선수가 친정팀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장성우처럼 트레이드 된 선수가 소속팀에 비수를 꽂기도 하지만) 그러니 구단은 트레이드를 망설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KBO 각 구단에게 트레이드는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다. 오늘 트레이드설 보도를 두고 삼성이 패를 들켰기 때문에 트레이드 추진이 쉽지 않을 거란 말들이 오고가는 이유는 이런 맥락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각 구단 간의 트레이드 논의가 조심스럽게 이뤄질 수 밖에 없다.

 
(믿을 건 이승엽 뿐... 사진 출처 : 뉴스웨이)


반란이 성공하면 개혁이 되고 혁명이 되지만 실패하게 되면 쿠데타가 된다. 그래서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에 트레이드에 대한 새로운 트렌트를 제시할 것인지 아니면 팀 케미스트리와 해당 선수의 사기만 떨어뜨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래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2016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필자는 삼성 라이온즈의 이런 의사결정이 머릿 속으로 이해는 되지만 아직까진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적응이 안된다.

2016년 2월 6일 토요일

[KBO] 이젠 믿고 보는 이지영

지난 해 진갑용이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하고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했다. 진갑용이 은퇴를 선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지영의 성장 때문이었다. 2012년 1군 데뷔 후 부침을 겪은 이지영은 지난 시즌 수비와 타격 부분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팬들은 이지영에게 버스터 포지영, 베이스볼 더 리지영이란 별명을 지어주며 이지영을 점점 신뢰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이지영 덕분에 삼성 선발 5명이 10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이지영은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도루 저지 능력이 좋아졌는데, 이지영의 도루저지율은 0.395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도루 저지율이 3할에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일취월장한 것이다. 이전부터 강한 송구능력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래서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12kg를 감량하고 도루 저지시 스탭을 교정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고 시즌에 돌입하면서 훈련의 성과를 볼 수 있었다.
 
도루저지율 0.397 (리그 1위)
타 팀 작전 간파에 능함.

이지영 연도별 도루 저지율

2012 0.216 (8/37)
2013 0.239 (21/88)
2014 0.291 (23/79)
2015 0.395 (29/73)


도루저지율 같은 눈에 보이는 기록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력도 성장했다. 특히 포수의 볼배합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자살(PO)이 매년 증가했다.

지난 4년 간 수비율

2012 0.982
2013 0.990
2014 0.991
2015 0.992

지난 3년 간 자살(PO)

2013 680
2014 634
2015 803

지난 3년 간 보살

2013 38
2014 41
2015 58


비록 규정타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타율은 0.305이었고 55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결승타는 5개였다. 지난 3년간 이지영의 타율은 증가했다.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타율

2013 0.239
2014 0.278
2015 0.305

이지영의 타율이 증가한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우선 BABIP을 확인했다. 인플레이가 된 타구 중 안타가 될 확률을 나타내는 BABIP의 경우 이지영의 난 3년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BABIP은 라인드라이브와 강한 땅볼타구가 증가하면 높아지는 수치이다. 이지영의 BABIP이 높아졌다는 것은 타구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밀어치기 일변도였던 타격 패턴에 점진적인 변화를 준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BABIP

2013 0.276
2014 0.303
2015 0.327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땅볼/플라이볼 비율 

2013 GO/ AO 1.65, (104/63)
2014 GO/ AO 1.30, (92/71)
2015 GO/ AO 1.55, (136/88) 


이지영은 득점권에서 0.355의 타율을 기록했다. 필자는 지난 시즌 이지영이 승부처에 타석에 들어선 적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그래서 필자가 궁금해서 찾아본 기록이 있다. 그건 8회 타격 지표다. 필자의 기억엔 이지영이 경기 후반에 출루를 하고 대주자로 교체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록을 찾아본 결과 이지영의 8회 타율은 .417(20/48), 타점은 13점이었다. 필자의 기억이 맞았다. 그리고 7회 이후 3점차 이내의 박빙의 상황을 뜻하는 CL&Late(Close and Late)에서의 타율은 0.381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약속의 8회'의 숨은 공신은 이지영이었다.

타석 상황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야구 지표 중에 레버리지 인덱스(LEV)라는 것이 있다. 숫자가 높을 수록 중요도가 높은데 이지영은 LEV 수치가 높아질 수록 타율이 더 높았다. 이지영은 타석에서 집중력이 높은 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Low LEV(<=0.7)   0.243
Medium LEV        0.348
High LEV (>=1.6) 0.397
High+ LEV (>3.0) 0.429


이지영의 기록 중 가장 주목할 기록은 초구 상황에서 기록이다. 이지영이 초구를 사랑한다는 건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지영은 361타석에서 77번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21.3%). 반면에 3볼 상황까지 간 경우는 21번 밖에 없었다. (2015 시즌 볼넷 14)

이지영의 초구 타율은 무려 0.403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기록한 55타점 중 20타점을 초구 상황에서 기록했고 유일하게 기록한 홈런도 초구에서 나왔다. 하지만 초구 상황에서 병살타를 3번 기록한 것은 옥의 티이다. 어쨌거나 투수들은 어설프게 이지영에게 초구를 던졌다가는 공짜로 1루를 허용할 수 있다. 필자는 이지영이 초구 공략으로 체력을 아껴 포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또 하나 재밌는 기록은 풀카운트 상황의 타율이다. 이지영의 풀카운트 타율은 무려 0.533이었다. (15타수 8안타 7타점) 그리고 삼진은 2개 밖에 없었다. 

초구와 풀 카운트, 극과 극의 상황에서 강해지는 이지영이었다.


그 외에도 작전 수행능력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 박해민(23개, 리그 1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희생번트(16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포수 치고는 주력도 괜찮기 때문에 주자인 상황에서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번트 성공률이 좋고 주루 플레이도 쓸만하기 때문에 감독이 믿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올 시즌 변수가 있다면 이지영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슬을 했다는 것이다. 시범경기 전까지는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훈련량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 우려된다. 수비 시 유일하게 쪼그려 앉아서 경기를 하는 만큼 무릎이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올 시즌 이지영의 무릎상태가 경기력에 발목을 잡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지난 해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이지영이 투수진과 수비진의 신뢰를 받는 포수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올 시즌도 지난해와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지영은 열심히 하는 선수에서 잘하는 선수로 거듭났기 때문에 올 시즌도 기대되는 선수이다. 

2016년 2월 1일 월요일

[KBO] 김상수. 미워도 다시 한 번만...


김상수는 삼성 팬들에겐 애증의 대상이다. 한 때 소셜미디어 때문에 팬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고 슬럼프에 빠진 시기엔 경기 외적인 부분으로 팬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상수가 없었다면 삼성은 통합 4연패, 리그 5회 연속 우승, 한국시리즈 6회 연속 진출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에서 김상수 없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다. 팀 내에서 김상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김상수는 삼성 내야진의 핵심이다. 유격수로서 김상수의 장점은 넓은 수비 범위와 작전 수행능력에 있다. 

김상수는 상대 주자 압박에 능숙하다. 주자가 2루 혹은 1,2루 상황에서 2루 주자를 묶어두어 주자가 한 베이스 더 진루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특히 무사 1,2루 상황에서 상대 공격이 번트 시도를 할 때 2루 주자의 스킵 동작을 길게 가져가지 못하도록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싸움에 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비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2,3루수가 한꺼번에 바뀐 상황에서 올 시즌 새로운 야수진과 얼마나 시너지를 내는지가 관전포인트다.

김상수의 수비 범위도 삼성의 내야진을 강화하는 요소이다. 수준급 풋워크와 글러브 핸들링 덕분에 불규칙 바운드를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3-유간으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데 능하다. 이런 수비 장면은 득점권 상황에서 상대팀 주자가 홈을 노리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유격수 치고는 어깨가 강하지 않고 송구가 불안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송구 관련 에러를 분석해보면 3-유간 빠지는 타구를 잡고 무리하게 송구를 시도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홈 구장이 천연잔디라는 점은 김상수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부상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조잔디에 비해 천연잔디 구장은 불규칙 바운드 빈도가 높고 타구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경기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시즌 개막 전 김상수를 비롯한 내야진에겐 충분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팀이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김상수의 공격력을 찬찬히 뜯어보자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은 다소 아쉽다. 데뷔 이래 단 한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한 적도 없고, 출루율이 4할을 넘은 적도 없다. 포지션 특성상 공격보단 수비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다. 김상수는 2013년에 데뷔 첫 3할을 달성할 뻔 했으나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었다. (한국시리즈 주전 유격수는 정병곤) 삼진에 비해 볼넷이 적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김상수 최근 5년간 타율, 출루율 (출처 : KBO)

2011 0.278, 0.362
2012 0.274, 0.345
2013 0.298, 0.354
2014 0.288, 0.354
2015 0.287, 0.345

하지만 손목을 활용한 타격에 능하고 발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김상수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특유의 경쾌하고 가벼운 스윙이 나오는데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손목 활용이 좋기 때문에 몸쪽 공에 대처하는 능력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9번 타자에게 중요한 번트 성공률이 떨어진 것은 아쉽다. 


상황별로 분석을 해보면, 김상수의 득점권 타율은 0.287, 주자 1루시 타율은 0.301, 주자 2루시 타율은 0.243이다. 득점권 타율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주자 2루 시 타율이 낮은 점은 아쉽다. 김상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주자 2루인 상황은 주로 7번타자가 출루하고 8번타자 이지영이 번트를 성공시킨 경우다. 한 점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타율이 좋지 않다는 것은 감독이 대타 기용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주자 1루시 타율이 좋다는 점은 경기 후반 대주자를 기용하여 런앤히트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데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지지난 시즌 53개를 기록했던 도루는 지난 시즌 26개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체력 부담이 심한 포지션 특성상 코치진이 도루를 자제시킨 것으로 보인다. 


경기 중에 나오는 호수비는 상대편에게 간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올 수 있게 한다. 시즌 말미에 터진 대형 스캔들, 선수들의 이적으로 어수선한 삼성 라이온즈에게 필요한 건 김상수의 호수비일 수 있다. 새로 이사가는 구장에서도 단단한 수비를 선보일 수 있을지 김상수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2016년 1월 31일 일요일

[KBO] 박석민의 이적이 의미하는 것은


이번 스토브 리그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박석민의 이적이다. 대구에서 나고 자라 2004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그가 은퇴할 때까지 원팀 맨으로 남아있을거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협상 기간에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소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박석민이 96억의 가치가 있느냐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박석민에게 제시한 금액도 모르기 때문에 이 글에서 계약의 타당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나는 박석민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을 떠날 때 팀 내외부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생각해보고 싶다.


필자는 삼성 선수들의 사기와 로열티(loyalty)가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프로야구는 명백한 비즈니스이다. 고향팀에 대한 애정으로만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박한이 같은 착한 계약을 하진 않는다. 모든 선수가 이승엽처럼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할 수는 없다.
 
연봉 계약 상황에서 구단이 팀의 슈퍼스타에게 박한 대우를 했다면 그 과정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동료 선수들은 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내가 아무리 잘해도 팀이 합당한 보상을 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아니면 팀은 내가 만족할 정도의 보상을 안겨줄 재정적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제일기획이 최소한의 예산으로 팀을 운영하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그래서 팀내에선 대부분 후자의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과거에 삼성은 선수들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팀이었다. 우승을 많이 경험한 명문인 동시에 성과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준 구단이었다. 그래서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과거 구단과 신명철이 연봉협상을 할 때 신명철이 제시하려는 액수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연봉 협상을 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그런데 삼성 라이온즈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이와 같은 모습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과거 해태가 우승을 하고도 재정난 때문에 선수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필자를 비롯한 많은 팬들은 삼성이 셀링 클럽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팀이 빅마켓에서 셀링 클럽으로 변하는 것은 팬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팀의 슈퍼스타가 FA가 될 때 팀을 떠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팬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게 된다. KS 우승이 못지 않게 팬들이 바라는 것은 선수들이 스타로 성장하면서 계속 우리 선수로 남아주는 것이다. 

재정적인 효율을 추구하면서 팀 성적을 올리겠다는 구단의 결정은 존중한다. 하지만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제일기획이 어느 정도 야구 현장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전의 프런트진처럼 코칭스태프와 혼연일체가 되어 최고의 결과를 이뤄낼지 아니면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프런트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팀을 운영할지 궁금하다.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 삼성은 재정적인 자립을 이루면서 동시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이미 높아질 때로 높아진 삼성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피치 못하게 슈퍼스타를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리액션을 했으면 한다. 아직 삼성 팬들은 구단의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30일 토요일

[KBO] 기대되는 삼성 라이온즈 차우찬의 FA로이드


류중일 감독은 "프리미어12에서 차우찬의 자신감이 올라갔다. 선수가 큰 무대에서 자신감이 올라가면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차우찬이 올해 더 나은 투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팬들도 삼성 라이온즈 투수진 중에 차우찬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을 것이다. 차우찬은 삼성 라이온즈의 믿을맨이다.

올 시즌이 지나면 차우찬은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선발 10승 보장, 빅게임 피처는 FA시장에서 차우찬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그리고 예비 FA들이 동기부여를 받아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것처럼 차우찬도 FA 계약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할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절대 차우찬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강한 체력과 뛰어난 직구 구위

차우찬은 지난 시즌 29번 선발 등판했고 그 중 12차례 선발승을 거두었다. (구원 1승) 그리고 탈삼진 194개를 기록하며 탈삼진 1위에 올랐다. 차우찬의 9이닝 당 삼진 개수는 10.09개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에 가장 높은 수치다.

차우찬이 지난 시즌 탈삼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장착한 스플리터 때문이다. 기존에 차우찬이 주로 던지는 변화구 구종은 커브와 슬라이더였다. 이 두 구종도 리그에서 수준급인데 여기에 스플리터까지 더한 것이다. 스플리터 제구력이 향상되면서 결정구로 사용하게 되었고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차우찬의 또 다른 강점은 체력이다. 작년 양현종과 선발 대결을 펼친 기아전(5/23)은 차우찬의 진가를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차우찬은 7이닝 동안 공 130개를 던지며 무실점 호투했다. 상대 선발이 전반기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양현종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차우찬은 삼성 선발진 중에서 가장 좋은 스태미너를 자랑한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할 수 있고 120개를 넘게 던져도 쉽게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다. 볼넷 수만 줄이면 7~8이닝도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좌우타자 모두에게 강하다는 점도 차우찬의 강점이다. 차우찬은 좌타자에게 0.201, 우타자 피안타에게 0.261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우타자에게 24개의 홈런을 허용한 것은 옥의 티이다.


제구력 불안과 기복 심한 경기력은 약점

차우찬의 약점은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부정확한 제구력 때문에 볼넷을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74개 기록했다. 방어율(era 4.79), WHIP(1.35)가 높은 이유도 제구력 불안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기 초반에 제구력 난조를 겪은 경기가 많다. 그래서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고 이닝을 길게 못 끌고 가게 된다.

차우찬 같은 파워 피처의 약점은 구위가 떨어졌을 때 큰 것을 허용한다는 점이다. 경기 초반 구위가 좋을 때는 높은 쪽으로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지만 경기 중후반으로 흘러가면 힘이 떨어져 공이 가운데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에이스 간의 맞대결에서는 결국 그 실투 하나가 경기의 승패를 가르게 된다.

기복이 심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잘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의 편차가 심해서 팬들은 차우찬이 긁히는 날엔 차쇼, 차바시아 난타 당하는 날은 차르봄바라고  한다고 말한다.

차우찬의 피홈런 개수는 28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장원삼, 송창식 29개) 차우찬의 피홈런이 많은 이유는 그가 구위로 뜬공 유도형 파워피처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차우찬 땅볼, 뜬공 기록 (2015)
GO 138, AO 165 GO/AO 0.84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신축구장이 타자친화형 구장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구위로 윽박질러 정면승부를 하는 그가 제구에 좀 더 신경쓰지 않는다면 작년보다 피홈런 개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낮경기에 약하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차우찬의 낮경기 피안타율은 0.341(윤성환은 0.376로 팀내 선발진 중 가장 높았다), 피홈런은 6개를 기록했다. 반면에 저녁 경기의 피안타율은 0.230이다.


2% 부족한 점이 있지만 차우찬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 MVP급 피칭을 선보였다. 11년도에는 11이닝 무실점, 13년도에는 06 배영수를 연상케하는 마당쇠 등판으로 삼성의 시리즈 대역전을 이뤘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보여준 투구는 준우승에 머문 삼성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팬들은 차우찬이 없었다면 삼성의 통합 4연패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차우찬 본인도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면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것이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왼주먹을 불끈 쥐는 차우찬 특유의 위닝 세레머니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2016년 1월 27일 수요일

[KBO] 장원삼. 짝수 해인 올해는?


장원삼은 올 시즌을 벼르고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우여곡절 끝에 선발 10승을 달성하긴 했지만, 시즌 내내 상대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는 짝수 해다. 선수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숫자는 장원삼이 짝수 해에 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2014년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 1/3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틀어막고 삼성의 통합 4연패를 기록하는데 일조했다. 

짝수해

2010년 13승 5패 era 3.46 151이닝         탈삼진 115 피홈런 13
2012년 17승 6패 era 3.55 157이닝         탈삼진 127 피홈런   9(커리어 최소)
2014년 11승 5패 era 4.11 129 1/3 이닝 탈삼진  63  피홈런 16

홀수해

2011년   8승   8패  era 4.15 115이닝        탈삼진   68 피홈런 13 
2013년 13승 10패  era 4.38 154이닝        탈삼진 104 피홈런 21 (1세이브)
2015년 10승   9패  era 5.80 136 2/3이닝 탈삼진 107 피홈런 29(커리어 최다)


장원삼은 주로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진다. 포심 패스트볼은 최고 145km까지 던지고 평균 구속은 138~142km를 기록한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우타자 몸쪽 코스를 잘 공략하는데 소위 긁히는 날에는 상대팀 타자가 알고도 당하게 된다. 주로 아웃카운트를 뜬공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구위가 좋지 않은 날은 배팅볼 투수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좌투수 임에도 평균적으로 좌타자 피안타율이 우타자보다 더 높다. 

최근 7년 간 좌/우타자 피안타율

2010 좌 0.200 우 0.262
2011 좌 0.371 우 0.268
2012 좌 0.273 우 0.229
2013 좌 0.293 우 0.270
2014 좌 0.254 우 0.320
2015 좌 0.297 우 0.274


올 시즌 성적을 결정지을 결정적 변수

2016 시즌 장원삼의 성적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는 삼성라이온즈 파크(신축구장)이다. 삼성라이온즈 파크는 중앙 122.5m 좌우 99.5m, 펜스 높이 3.2m로 시민운동장 규모(중앙 120m, 좌우 99m, 펜스 3.1m)로 비슷하지만 외야 구조가 팔각형으로 되어 있어 좌우중간이 짧아졌다. 외야 파울존도 좁아서 전보다 타자에게 더 유리해졌다. 지난 시즌 피홈런 1위 장원삼에겐 달갑지 않은 구장 구조이다. 

장원삼은 플라이 아웃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외야 파울 존이 좁아지면서 아웃카운트를 잡기 불리해졌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장원삼이 삼성 라이온스파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완급조절과 제구를 통한 영리한 피칭을 해야한다.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은 아니기 때문에... 

최근 6년 간 땅볼, 뜬공 비율
* GO : 땅볼 아웃, AO : 플라이 아웃

2010 GO 126 AO 192 GO/AO 0.66
2011 GO   91 AO 162 GO/AO 0.56
2012 GO 136 AO 191 GO/AO 0.71
2013 GO 139 AO 190 GO/AO 0.73
2014 GO 140 AO 162 GO/AO 0.86
2015 GO 114 AO 168 GO/AO 0.68


장원삼은 새로운 FA 자격 취득까지 앞으로 2년 남았다. 남은 2년은 장원삼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장원삼이 피홈런 공포를 극복하고 '역시 짝수 해'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을까? 마운드가 헐거워진 삼성에겐 어느 때보다 올 한해 짝수 해 장원삼의 활약이 필요하다.

2016년 1월 26일 화요일

[KBO] 타자 구자욱에게 가장 적합한 롤모델은?


작년 놀라운 성적으로 루키 시즌을 마감한 구자욱. 삼성 팬들을 비롯한 많은 야구팬들은 뛰어난 야구실력과 빼어난 외모를 지닌 그가 KBO 최고의 스타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삼성 팬들의 희망사항은 구자욱이 제2의 이승엽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구자욱의 경기 스타일과 세부 기록들은 전성기의 이승엽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타격 부문에서 구자욱에게 가장 적합한 롤모델은 이승엽일지 의문이 든다.

지난 시즌 구자욱의 타격 지표들을 살펴보자 

타율 .349 출루율 .417 장타율 .534
안타 143 타점 57 득점 97 홈런 11

제 2의 이병규?

나는 구자욱은 이승엽보다는 이병규 같은 선수가 될 것 같다는 말을 친구들에게 종종 했다. 그 이유는 구자욱의 타격 스타일과 지난 시즌 팀 내 역할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구자욱은 데드볼 히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나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도 때려서 종종 안타를 만들었다. 몸쪽 공에 대한 약점도 별로 없다. 지난 시즌까지의 모습은 LG의 이병규(9)와 흡사했다.

구자욱의 팀 내 역할도 구자욱의 타격 스타일에 영향을 주었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1번 타자 역할을 수행했다. 수치 상으로 확인해보면 구자욱은 주자 없을 때 타석에 232번 섰고 득점권에서 97번 섰다. 클러치 보다는 출루가 더 중요했다.

제 2의 이승엽?

구자욱이 앞으로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는 삼성 라이온즈의 선수진 구성과 관련있다. 만약 2~3년 뒤에 이승엽이 은퇴하고 최형우, 채태인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구자욱이 중심타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쯤엔 구자욱의 빈자리를 메울 박찬도, 김헌곤이 팀에서 복귀한다. 현재 1번 타자 후보로 거론되는 배영섭도 있다.

지난 시즌 보여준 스윙 궤적과 컨택 능력은 중심타선에 배치되어도 평균 이상의 스탯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각 회별 타율 분석 결과 구자욱은 8회 타율(0.455, 25/55)이 가장 좋았다. 클러치 히터로서 상대 필승조에 당당히 맞설 기량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9회 타율 - 0.367, 11/30)

반면에 구자욱이 중심타선에 배치되지 않아도 된다면 지난 시즌처럼 테이블 세터진에 배치되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다. 발빠른 구자욱이 출루하게 되면 상대 배터리에 굉장한 압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해민이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을 때 타율이 .410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주자 없을 때 0.358(83/232), 0아웃에서 0.402(66/164)의 타율 기록한 것은 테이블 세터로서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테이블세터로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도루 능력이다. 구자욱의 도루 성공률은 70.8%로 코치진이 그린라이트를 주기엔 미흡한 수치이다.


2016년 보완해야 할 부분들

앞으로 구자욱이 보완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구자욱이 보완해야 할 부분은 도루 능력이다. 곡선 주루와 홈-1루 주루는 뛰어나지만 도루 성공률은 턱없이 낮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 캠프를 통해 스킵 동작과 도루 스타트를 보완한다면 충분히 20~30 도루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비 능력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 구자욱은 타고난 운동신경 덕분에 땅볼 포구 능력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내야수의 송구를 포구하는 능력은 아직 불안하다. 그리고 강한 어깨에 비해 송구 정확도도 낮은 편이다. 내야에서 오버핸드로 송구하는 것도 송구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에 비해 얼마나 발전된 기량을 보여줄까? 구자욱에 대한 기대감은 2016년 시즌을 기다려지게 만든다. 그리고 구자욱이 제 2의 이승엽이 될지, 제 2의 이병규가 될지 아니면 자기 자신의 이름으로 KBO 최고의 선수가 될지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http://blog.naver.com/88kjm/memo/220609415136

2016년 1월 24일 일요일

[KBO] 삼성 라이온즈(Samsung Lions)의 트레이드. 채태인?

[KBO] 삼성 라이온즈(Samsung Lions)의 트레이드. 채태인?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은 스프링 캠프를 떠나기 전 트레이드에 대한 언급을 했다. 1루수 등 중복 포지션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이었다. 반대 급부로 받아올 포지션은 현재 가장 취약 포지션인 투수 파트이다.

네티즌들은 트레이드 기사 내용을 토대로 삼성이 채태인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지난 시즌 1루수로 기용된 선수는 채태인, 구자욱, 박해민인데 젊고 발빠른 선수를 트레이드 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논리였다.

삼성 내야진에 안정감을 주는 채태인

그렇다면 채태인을 트레이드하는 것이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채태인의 가장 큰 장점은 수비다. 채태인은 리그에서 가장 안정된 1루 수비 실력을 갖췄다. 구자욱의 포구 능력은 채태인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2015년 KS 3차전을 비롯해서 송구 미스로 클러치 에러를 한 경기가 많다. 채태인이 트레이드 된다면 김상수를 비롯한 삼성 내야진 전체에 불안감을 줄 수 있다. 


찬스에 더 강한 모습

그리고 공격력도 리그 수준급이다. 2015 시즌 채태인은 104경기에 출전해서 타율 .348, 116안타, 49타점, 8홈런을 기록했다. 볼넷보다 삼진이 거의 세 배나 될 정도로 볼삼 비율이 좋지 않지만 출루율은 .408로 준수하다. 득점권 타율은 .376이고 대타 타율(PH-BA)는 무려 .438이다.

채태인의 기록 중 흥미로운 기록은 7,8회 타율, 만루 시 타율이다. 만루 시 타율은 무려 .556 그리고 7,8회 타율은 각각 0.405와 .442이다. 1회 타율이 .486으로 첫 타석에서도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인다. 대타 타율, 만루 시 타율로 미뤄보면 채태인이 찬스에 강하고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부상과 나이가 걸림돌

하지만 채태인에게도 약점이 있다. 규정 타석을 소화한 적이 드물 정도로 부상이 잦다는 점이다. (11년과 12년은 부진이 큰 이유를 차지하기도 했다) 13년도에는 장외 타격왕이라는 아쉬운 수식어도 붙었다. 그리고 많은 나이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삼성 라이온즈 입장에선 기량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2년 뒤 37살의 나이에 FA 자격을 얻는 채태인에게 4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안겨주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다. 물론 이호준 같은 모범 고령 FA가 있다. 하지만 최근 저비용 고효율로 운영 방침을 변경한 삼성으로선 고령이 될 채태인에게 거액을 안겨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채태인의 트레이드 여부와 그 시기는 구단 운영 방침에 달렸다고 본다. 그리고 구자욱의 1루 수비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2016년 시즌 목표가 리빌딩이라면 채태인을 트레이드 해서 잠재력 있는 투수 야수를 받아와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올 시즌 끝나면 FA자격을 얻는 최형우도 가능한 트레이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채태인의 트레이드. 성사되어야 하나?
내 생각은 NO.
삼성은 외야진 교통 정리가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